넷플릭스 최애 띵작 '오에이(OA)' 추천 리뷰


최근 넷플릭스 내 최애 띵작으로 등극한 오에이(OA). OA는 다차원의 문을 열 수 있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SF다. 드라마는 시각장애가 있던 한 소녀가 실종된 지 7년 만에 시력을 되찾고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소녀는 온갖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면서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굳게 닫은 입을 열지 않고 자신을 이름 대신  '오에이'라고 부르는데, 시즌1은 그녀가 자신과 함께 갇혀 있었던 남자이자 그녀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5명의 용감한 사람들을 모아 그간의 일을 들려주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OA의 매력에 빠지려면 사실 극 초반의 지루함을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드라마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서정적인 느낌이라 늘어지는 감이 있긴 하다. 비유를 해보자면 책을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가는 듯한 느낌의 문학적이고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작품.

그래도 루즈한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은 확실히 있는 게, 일단 장님이었던 주인공이 어떻게 시력을 되찾았는지, 도대체 실종된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들어보고 싶기 때문. 주인공이 입을 열기 전까지 그 답답한 과정을 참기만 한다면 그 후로는 흥미를 붙이기가 쉬워진다. 

자신을 도울 용사 5명을 불러 모은 OA는 사후세계에 대한 광적인 집착에 빠진 한 남자에게 감금되고, 그 안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4명과 함께 유리 감옥에서 생활하게 된 이야기를 전한다. 


그 얘기는 거의 판타지에 가까운데 그래서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듣는 내내 긴가민가 하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게 한다. 작품 안의 스토리텔링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예가 아닌가 싶을 정도. 

오에이는 감금된 7년 동안 자신과 함께 있던 4명과 차원의 문을 여는 5가지 동작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의 킬링 포인트는 이 동작들인데, 무용도 모르고 춤에 별 관심이 없던 나에게도 벅차오르게 뭔가가 있었다. 어쩌면 그 배우들의 춤선이 정말 예술이다. 어떻게 사람 몸짓만으로 그렇게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

특히 이 드라마의 명장면은 시즌1 마지막에 나오는데, 이때부터는 정말 이 드라마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중도하차하지 않고 어떻게든 시즌1 마지막까지는 꼭 참고 봐야 하는 이유다. 나는 심지오 시즌1 끝나고 나서부터 그 차원을 여는 동작과 특유의 "캬~~" 소리를 따라 하면서 함께 오에이를 보던 사람과 깔깔대고 놀기도 함.


시즌1이 잔잔하고 잔혹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다루면서 휴머니즘을 자극한다면, 시즌2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커지는 스케일과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전모가 드라마를 놓을 수 없게 만드는데, 다차원 세계관에 적절한 로맨스, 흥미로운 미스터리까지 다 갖춘 작품이라고 가히 평하겠다.

OA를 보면서, 이건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이해해야만 할 수 있는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유심히 봤는데 역시나. 작가와 감독이 동일한 작품이었다. 심지어 주인공인 여배우가 작가와 감독, 세 역할을 다 맡아서 했다고 한다. 아니, 근데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불공평하지. 신이 이 모든 능력을 다 한 명한테 몰아줬다고?


마지막으로 너무 아쉬웠던 건, 시즌5까지 예정됐던 드라마가 시즌2에서 종영을 해버렸다는 것. 차라리 이럴 거면 시즌1로 끝나는 게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즌2 제작 당시만 해도 시즌3도 나올 예정이어서인지 떡밥을 너무 많이 던지고 다 마무리도 못한 채 끝나버렸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본사 앞에서 팬들이 시위도 벌였다는데, 그 마음이 정말 이해가 간다. 뒤가 너무 궁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에이를 꼭 한번 볼 것을 추천함. 나만 궁금하며 살아갈 수 없다는 심보는 아니고, 찾기 힘든 수작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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