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정이' 리뷰 | 뇌 복제 기술이 개발된 미래 이야기
오늘은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보고 적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 이 영화는 뇌 복제 기술이 발달한 어느 먼 미래에 우주전쟁 용병 영웅으로 죽은 한 여자(극 중 윤정이)의 뇌 데이터 권리를 군용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이 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SF다.
극 초반은, 무슨 총 게임처럼 여 주인공인 배우 김현주(윤정이 분)가 로봇들과 싸우는 장면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와중에 액션이 너무 유치해서 잘못 켰나 헛웃음이 나오려고 하는 건 나만 그런가. 🥲
물론, 류경수 배우가 연기한 김상훈 연기 소장의 대사나, 전반적인 극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의도된 B급 정서인 것 같기는 하다. 다만 그다지 세련되게 잘 다듬어진 B급 감성 영화는 아님.
그래도 중간에 꺼버릴 정도는 아니고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있다. 그 동력은 아무래도 SF라는 장르적 특성 영향이 가장 큰 것 같은데, 공상과 과학이 결합해 만들어 낸 미래 모습 아닐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실제로, 영화는 전반적으로 시각적인 자극을 많이 준다.
아쉬운 점은 역시 스토리인데, 일단 감정을 끌고 가는 이야기가 좀 작위적이다. 극 중 윤정이의 딸인 윤서현(강수연 역)이 초반에는 엄마의 복제 뇌를 가지고 엄청 냉정하고 냉소적으로 수십 년을 연구하더니 갑자기 엄마가 불쌍해져서 목숨 걸고 풀어주고, 거기다가 그 철통 보안 속 연구소에서 구출에 성공한다는 게 좀 납득이 안 갔다.
물론, 시한부를 선고받기도 했고 연구가 군용 로봇 제조에서 가정용 상용화로 바뀌는 전개가 펼쳐지기는 하는데, 엄마 꿈이 훌륭한 군인도 아니었고 아픈 딸 때문에 용병에 나섰던 것뿐인데. 그동안 엄마의 모습과 생각, 목소리, 말투까지 똑같은 복제 로봇을 그렇게 수없이 고문(?)하다가 그런다고? 차라리 가정용 로봇이 되는 게 나아 보일 정도던데.
아주 개인적으로는, 애초에 그 연구소에 들어간 것부터, 처음부터 엄마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아주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준비해 왔다면. 그 준비가 수십 년이 걸렸고, 마침내 성공한 이야기였다면. 시한부로 인해 그 결정이 좀 더 앞당겨진 설정이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도 생각해 봤다.
그래도 흥미로운 주제는 좀 던진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복제된 인간. 아니, 복제된 뇌는 과연 인격이 아니라고 볼 수 있을까였다. 어찌 보면 나도 부모님의 유전자를 반씩 복제한 인간일 텐데.
그런 관점에서 나아가다가 결국 내 생각은 어느 단계부터가 생명인지에 대한 사색으로 까지 이어졌는데, 혼자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그저 이런 끔찍한 논쟁을 할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바라본다였음. 아마도 이 생각은 애초에 인간은 풀 수 없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혼자 상상의 나래는 그만 펼치고 결국 이 영화 주제를 정리해 보자면, 존엄의 상실과 자본주의의 폐해, 그 안에서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우리들의 이야기. 뻔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컴퓨터 그래픽 팍팍 써서 자극적으로 만들어냈다. 미래 사회와 우주 전쟁, 모성애라는 흥행 코드는 덤.
이름만 들어도 뭉클해지는 엄마의 자유를 누가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 정이는 후속 편을 두고 만든 듯 로봇의 탈출로 이야기 끝을 맺는다.
이번에는 엄마가 아니라 딸이, 그녀를 대신해 희생을 치렀다. 어찌 보면 생의 순리 같기도 한 모습. 엄마는 어린 딸을, 딸은 늙은 엄마를 케어하게 되는 게 결국 우리네 삶...
뻔하고 유치하게 볼 수도 있었지만, 나름 생각할 거리도 있고, 가볍게 보기도 좋은, 상업성 짙은 영화였다. 후속 편은 더 입체적이고 신선한 이야기가 많기를 기대하면서. 이상으로,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보고 적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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